게임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E스포츠.게임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E스포츠.

Posted at 2012.11.13 06:00 | Posted in 게임/게임 관련 주저리


장르에 따라 다르다. 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게임에 따라서 스토리가 중요한 장르가 있고, 중요하지 않은 장르가 있다. 당연하다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우선 스토리가 중요한 장르에 대해서 살펴보자. 스토리와 그림 말고는 컨텐츠가 없다시피 한 미연시류의 게임은 당연하게도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9할 이상이다. 뭐 H씬을 위해서 플레이를 하는 신사들도 있기는 하다만, 단순히 H씬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올 컬러 동인지를 보겠지 비쥬얼노블을 플레이 하지는 않을 거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H씬은 스토리와 어우러진 H씬이다. 미연시의 스토리를 보면서, 그리고 나와는 거리가 무진장 먼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세이버 짜응 하악하악!" 을 외치는거다. 다시 말하지만 스토리 빼면 시체다.
 
미연시는 까말하고 말해서 게임이 아니다. 전자책이다. 고전적 미연시. 즉 도키도키메모리얼 류의 어드벤처 미연시의 경우 게임 비슷한 구석이 조금이나마 있었지만, 스토리와 삽화가 컨텐츠의 전부라는건 변함이 없다. 그리고 투하트 이후 미연시의 대세가 된 양식인 비쥬얼노블은 빼도박도 못하는 소설이다.  그냥 분기점 있는 소설책이다. 게임성은0에 가깝다. 거기에 공략을 보고 비쥬얼노블은 플레이 하는 이들은 그 0에 가까운 게임성을 그냥 0로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상당수의 비쥬얼노벨 플레이어들은 비쥬얼노벨을 그렇게 즐긴다. 그들에게 있어서  히로인의 호감도 관리는 그저 왜 만들었는지 모르는 요상한 컨텐츠일 뿐이다.
심지어는 미연시를 제본(!!!) 해서 읽는 작자들도 있다.



제본해서 페이트를 즐긴다. 물론 저거 저작권 위반이다.




미연시 만큼은 아니지만, JRPG 역시 스토리가 중요한 장르다.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여신전생, 영웅전설, 이스, 란스(?!) 등의 일본 메이저 RPG의 스토리들은 그런대로 괜찮다. 어지간한 양판소 따위는 뺨을 콤보로 후려치며, 어지간하지 않은 소설에도 맞먹는 스토리가 많다. 한국 RPG 라고 하지만, 사실상 일본RPG를 그대로 배낀 창세기전이나 악튜러스 역시 스토리에 신경 무~지 하게 썼다. JRPG 역시 게이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스토리' 라는건 미연시와 같다. 명작으로 꼽히는 JRPG는 스토리가 좋은 JRPG다. 캐릭터밸런스? 스킬 이펙트? 타격감? 그런건 전부 부차적인 요인이다.
애초에 노가다뿐인 JRPG를 스토리 없으면 뭔 재미로 하겠는가?
뭐 반도에 서식하는 '폐인' 이라는 신종 생명체들은 노가다뿐인 RPG를 하면서 오르가즘을 느낀다고도 하지만, 그들은 게임플레이 그 자체에서 오르가즘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이 진정 오르가즘을 느낄 때는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서 우월한 자신의 캐릭터를 확인할 때이다. JRPG의 방계후손인 KRPG를 퍽킹김치맨 우월감 이라는 개떡 같은 컨텐츠를 추가했지만, 싱글 위주인 JRPG는 그딴거 불가능하다.
싱글 게임에서의 강함은 에디터 한방이면 무의미해진다.
현금거래라는 KRPG를 지탱하는 강력한 축 역시 JRPG 에서는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JRPG는 스토리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스토리 없는 JRPG는 앙꼬 없는 찐빵이오, 패티 없는 햄버거다.

이 두 장르는 소설에 한없이 가깝다.
굳이 따지면 미연시는 소설9 : 게임1.
비쥬얼노블은 소설 10 : 게임 0.1
JRPG는 소설 7 : 게임 3 
이정도라고 본다. 그러니 정부는 미연시플레이와, JRPG 플레이를 '독서' 로 인식하고, 학생들에게 그러한 게임의 플레이를 권장하는 정책을 펴야 할것이다. 만일 그런 정책을 펼치는 후보가 있다면 설령 그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더라도 내 한표를 선사하겠다. 새누리당 찍을바에 손가락을 잘라버린다는 말을 한것 같기도 하지만, 저런 일이 일어나면 그 말 취소다. 새누리당 후보 찍은 다음에 인증샷이라도 하라고 하면 하겠다. 그런 정책을 내면 말이다.

JRPG와 미연시. 스토리를 무엇보다도 중요시하는 두 장르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외에도 게임성 자체는 떨어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인간의 뇌는 한번에 두가지의 컨텐츠를 즐기기는 어렵다. 스토리도 즐기면서 그 스토리 속에 아우러지는 컨트롤을 즐기라고? 뭐 좋다. 나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딱 그정도다. JRPG에 있어서 스토리 외의 요소가, 괜찮으면 좋지만 없으면 상관없는 그런 요소인 것과 같이 JRPG 외의 게임. 즉 플레이 자체를 중요시한 게임에서 스토리의 위치도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상관없는 그정도 수준이다. 나같은 얼치기가 이런말을 한다면 그냥 얼치기의 소리이지만, FPS장르의 아버지이자, 게임역사상 가장 위대한 계발자중 한명인 존 카맥은 이 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 있는 게 괜찮지만, 중요하진 않다."




물론 존 카맥이 했다고 해서 그게 진리가 되는건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성을 중시한 게임 스토리는 그런 취급을 받는다. 있으면 좋다. 분명 좋다. 하지만 그것이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오타쿠들의 장난감을 몇 개 더 던져주는 정도다. 전략전술 시뮬레이션이나, FPS 게이머가 어떤 게임의 스토리를 까거나 찬양하는 일은 자주 있지만, 그들이 스토리만 때문에 게임의 구매를 결정하거나, 스토리 때문에 게임을 안사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악튜러스 맹크스의 운명과, 짐 레이너의 혁명의 성공여부. 테사다르의 부활여부와 케리건의 차후행보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뮤탈의 공격력1. 질럿의 스피드1도트가 더 중요하다. 게임성을 중시한 게임에서 스토리는 딱 이정도 취급이다.
애초에 사람의 뇌는 한번에 여러 생각을 하지 못한다.
스토리를 즐긴다. 와 플레이를 즐긴다. 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애초의 인간의 뇌는 한번에 여러 생각을 하기 어렵다. 스토리면 스토리, 플레이면 플레이인 것이다. 물론 궁극을 노린다면 스토리와 플레이 양 쪽 측면을 다 만족시켜야 하겠지만, 그런걸 만들고 있기에는 시간과 예산이 부족하다. 그리고 기껏 괜찮은 스토리를 만들어 놔 봐야 플레이어들의 키배거리를 늘려주는 것에 불과하다. 짐레이너의 여성편력과, 케리건의 강함, 그리고 테사다르의 부활여부 등은 분명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하지만 유저들에게는 그보다는 차라리 뮤탈의 관통데미지 1차이가 더 중요한 문제다.

제 아무리 재미난 스토리도 플레이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스타크래프트는 가장 스토리 덕을 많이 본 게임중 하나다.
하지만 그 스토리는 사라 케리건과, 짐 레이너와, 제라툴이 짝짝꿍 하면서 땅 따먹는 스토리가 아니다.
수많은 스타크래프트 팬들이 열광했던 스토리. ..
몇명의 시나리오 라이터가 아니라 수백명의 게이머들, 그리고 수백만명의 팬들이 만들었던 스토리.
그리고 천추의 실수로 그 수백만명을 절망캐 했더 스토리.
바로 E스포츠화된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다.



그날의 감동은 시나리오 라이터가 쓴 것이 아니다.
만일 그 감동을 쓴 시나리오 라이터가 있다면, 그야말로 신일 것이다.




제라툴이 어찌구 저찌구 하는 이야기는 게임속 이야기이지만서도, 게임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이다.
제라툴의 칼이 초록색이던, 제라툴이 짐레이어너와 미트스핀을 하던 간에 게임의 플레이와는 하등 관계가 없다.
하지만 E스포츠의 스토리는 다르다. 게임속 인물이 아닌, 나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만들어낸 E스포츠라는 스토리의 등장인물들의 플레이는 당신의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당신은 임요환의 마린컨트롤을이나, 이재동의 뮤탈 컨트롤을 보고 수십번을 연습해서 실력을 향상시킬수 있다. 그리고 그러던 중에 당신은 임요환이나, 이재동에 직접적으로 열광하게 된다.

플레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스토리인 것이다.

참고로 리그오브레전드가 자신들이 쓰던 스토리라인. 즉 져널오브 져스티스를 사실상 패기해버리고, 챔피언들의 이야기 역시 간단간단하게 바꾸었을 무렵 리그오브레전드의 E스포츠는 이미 상당한 열기를 띄기 시작했다. 어쩌면 라이엇은 새로운 리그오브레전드의 스토리를 보면서, 시나리오 라이터가 아닌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스토리를 보면서 자신들의 스토리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고, 차라리 E스포츠에 올인하는것이 좋다고 느꼇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나는 전혀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E스포츠와 게임이 상호 발전하는 형태로 발전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요약 :

1.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은 분명 있다. 하지만 스토리가 중요해지면, 자연스럽게 게임성은 뒷전이되고, 사실상 그건 게임으로 분류되지만, 스토리만의 즐거움을 주는 물건. 즉 소설이 된다.

2. 그에 비해서 게임성만을 중요시 한 경우 스토리가 뒷전이 되어버린다. 존 카맥 왈 :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 있는 게 괜찮지만, 중요하진 않다."

3. 하지만 E스포츠라는 유저가 만들어나가는 스토리는 그러한 경향에 변화를 줄지도 모른다.
.

  1. IT 블로거 입장에서 해설하자면, '이번 iOS6는 스큐어몰피즘을 최대한 적용했지만 실적 알맹이인 기능이 빠졌다. 기능은 뒷전이고 디자인만 떡칠한 그래픽 자위가 된다.'정도랄까, 아이폰OS 3.0때 시리따위보다 '복사&붙여넣기'만 나와도 '혁신! 신세계!'를 외쳤던걸 생각하면 정작 중요한게 뭔지 답나오는거죠.... 여담으로 존카멕의 팬입니다 ...() 레이지를 아직 못사고 있다는게 흠이랄까요 ㅜ.ㅜ
    • 2012.11.13 12:32 신고 [Edit/Del]
      뭐 사실 이미 나올만한 혁신은 다 나왔다. 라는게 대부분의 생각이죠. 여기서 몇가지 자잘하게 선도자적 위치를 차지해서 계속 그 흐름을 이어갈수는 있겠지만, 이는 결국 눈속임일 뿐이고, 그리고 그런 눈속임도 세계레벨로 하려면 무진장 어려운게 사실. 잡스 정도는 되야 한달까...
  2. 아.. 내일올릴 글을 오늘 올렸어. 분명 내일날자였던거 같은데.
    그래서 우리는 비밀스런 글을 비밀글로 쓰지 말아야 해요.
    아이유 꼴 날라...
  3. 이히리히디히
    옛날에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라는 게임을 해본적이 있는데 그때 그 게임의 스토리성에 빠져서 한동안 열광했던 적이 있었죠. 물론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싱글게임이기에 가능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스토리와 게임성은 공존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 2012.11.13 13:04 신고 [Edit/Del]
      공존이 불가능하진 않아요. 하지만 그 경우에는 님이 열광한게 캐릭터를 컨트롤하는 게임인지, 아니면 게임의 스토리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듯 해요. 가령 그 텍스트만 추려서 읽는다 해도 비슷한 감독을 느낀다면 님은 명작 게임이 아니라, 명작 판타지를 한권 읽으신 거에요. 독서량이 늘어났다고 자랑해도 좋아요. ㅎ
  4. 내일 글을 벌써 쓰다니!!! 버럭~!!!!!!!!!!!!!!!!!!!!!!!!!!!!!!!!!!!
    (그런데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어라? 왜 눈물이 나는 거지?)

    결론 1,2를 합쳐서 줄이면 적당히 해가 됩니다.
  5. 1.스토리는 단지 컨텐츠로서의 소비
    2.향후 추가 컨텐츠의 복선이나 정당성을 부여한다.
    는 점에서 유용하죠.

    싱글게임이 연작 내려면 스토리는
    필수적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세계관을 설정하지 않으면
    중구난방으로 게임이 갈대를 못 잡거든요.
    우리나라 온라인으로서는 딱히 스토리 안 잡아도
    될지 모르지만,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스토리를 잡아야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조적인 역활이라는 데에서 동의합니다.

    E-SPORTS를 마본좌께서 말아드신 이후에 딱히 부활할
    기미는 보이지 않네요.옛날에는 프로그래머가 꿈이라고 하던
    애들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냥 폐인..
    • 2012.11.14 12:09 신고 [Edit/Del]
      뭐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문명같은 경우에는 딱히 중심이 되는 스토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작내서 잘 팔아먹고 있죠.
      물론 스토리가 있는 쪽이 마케팅 이라던가 하는 측면에서 훨씬 우월한 것은 절대적인 사실이니 만큼, 이런 상업적 측면 역시 스토리의 또다른 역활 이겠군요.
  6. oh+
    오! 상당히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7. 이스, 영웅전설... 정말 내가 주인공이 되어 판타지 세계를 모험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던 명작들이죠..
    갠적으로 스토리를 좋아해서, 옛날의 게임들이 그리워져요...
    내 취향이 넘 구식인건지... ^^;
  8. e스포츠엔 이미 존재만으로 하나의 스토리가 된 사람이 있죠.(ㅋㄲㅈㅁ)
    개인적으론 허영무가 이기는 것 보단 정명훈이 이겼으면 했지만... 이젠 뭐 어쨌거나 저쨌거나.

    예전 리니지에서 커다란 업데이트를 하며, 적세력 침공에 대한 방어전 개념의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유레카의 이야기처럼 스토리에 변화를 주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노가다만 하던 게이머에게
    스토리를 환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물론 결국 원점이었습니다만....
    • 2012.11.14 12:11 신고 [Edit/Del]
      뭐 리니지의 경우에는 만화 원작을 스토리로 썻죠. 물론 요새 와서는 왕이 어쨋던, 반왕이 어쨋던 사실 원작을 보면 반왕이 더 멋있는 놈이던, 반왕이 라미아하고 잤던 하는 문재는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서도...
  9. 일본의 게임 디자이너는 그래서 스스로를 아티스트로 인식하고 영화를 만들듯이 스토리 중시의 패키지 게임 식 작업을 하죠. 반대로 한국은 일부 옛날 디자이너 빼고는 스스로를 일종의 엔지니어로 인식할 수 밖에 없죠. MMORPG의 스토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결국 게이머들이 만드는 스토리가 더 중요해지니까요^^
    • 2012.11.14 12:11 신고 [Edit/Del]
      확실히 일본의 게임은 영화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크래프트2의 대놓고 영화를 찍은 스토리진행은 일본의 영향을 알게 보르게 많이 받은 (미국 8 : 일본 2 정도...) 눈보라 사의 덕후질일까나요?
  10. 제 판단은 스토리 확실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게임의 재미와의 타협이죠.
  11. 사실 이게 핵심이죠.
    E 스포츠가 게임성 + 유저가 결합되어..
    새로운 스토리 텔링을 시도한 계기가 되는데..

    블리자드 이 멍청이들이 그걸 너무 돈으로 본게 문제입니다.
    이 현상도 문화적으로 접근 할 필요가 있었고..

    무화에 길들여지면.. 사실 세대가 변해도.. 그 문화 때문에 수익이 만들어질 수 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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