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나가야 할 궁극적인 방향에 대한 잡담.게임이 나가야 할 궁극적인 방향에 대한 잡담.

Posted at 2012. 2. 7. 06:50 | Posted in 게임/게임 관련 주저리

◆ 어째서 사자는 그렇게 사냥을 잘하고, 독수리는 그렇게 하늘을 잘 나는가?


사자가 사냥을 잘하고, 독수리가 하늘을 잘 나는 이유는, 첫째로 그들의 구조가 사냥을 잘 하도록, 그리고 하늘을 잘 날도록 되어 있어서 입니다. 여기서 구조는 하드웨어 만 말하는 것이 아닌 소프트웨어 역시 포함입니다. 몰론 그들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어딘가의 경전에 나오는 신이 뿅뿅뿅! 마술을 모여서 만든 것이 아닌 수만 세대의 세월 동안 ‘자연선택’ 의 작용으로 진보한 결과물 입니다.

아메바나 짚신벌레와 같이 매우 단순한 구조의 생물이 아닌 이상 생물의 구성요소는 나면서부터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나무는 완전한 나무가 되기 전에 ‘새싹’ 의 단계를 걸치며, ‘새싹’ 이 되기 전에 ‘씨앗’ 의 단계를 걸칩니다. 동물 역시 마찬가지로 성체가 되기 전에 ‘새끼’ 라는 단계를 거칩니다.

‘새끼’ 의 단계는 모든 동물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단계입니다. ‘새끼’ 는 한 동물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미완성에서 완성으로 넘어가는 단계이기 때문 입니다. 여리디 여린 아기들의 골격은 성체가 되면서 점점 밀도가 높아지고, 겨우 빛이 있고 업고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인 아기의 눈 역시 어른이 되어 가면서 온전한 시각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합니다.

하드웨어 뿐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적인 측면에서도 동물의 ‘새끼’ 시절은 중요합니다. 새끼 고양이는 쥐를 잡는 법을 배우고, 새끼 사자는 영양을 잡는 법을 배우며, 새끼 독수리는 토끼를 잡는 법을 배웁니다. 
그들이 사냥을 배우는 방법. 그것은 바로 놀이 입니다. 


놀이가 즐거운 것은 그 놀이가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ㅇㅇ 하는 놀이가 즐거워 라는 소프트웨어는
진화의 역사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간의 놀이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인간 아이의 놀이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사는데 필요한 지식을 놀이로서 익히는것. 그것이 우리 인간종이 놀이를 하는 진정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자아이는 엄마놀이를 좋아합니다.
남자아이는 싸움놀이를 좋아합니다.
몰론 가끔식 엄마놀이를 좋아하는 남자아이, 혹은 싸움놀이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도 있을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대체적으로 여자아이는 소꿉장난 같은 류의 놀이를 좋아하고, 남자아이는 싸움이나 사냥 같은 놀이를 좋아합니다.

싸움놀이나 사냥놀이를 통해 인간의 남자는 사냥꾼 이나 전사가 될 체비를 하며, 소꿉놀이를 통해 인간의 여자는 사냥꾼과 전사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어머니가 될 준비를 합니다.


◆ 새로운 시대, 하지만 너무나도 낡은 인간의 소프트웨어.


여자의 소꿉놀이는 그렇다 치고, 남자의 소꿉놀이는 너무 석기시대 적이라고요? 당연합니다.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만년 정도 전 입니다. 그나마 처음 농경혁명이 시작되었을 때의 농경은 부수적인 수단이었을 뿐, 그때까지도 주된 식량조달 방법은 사냥과 채집 이었습니다.  뭐 비교적 최근까지도 몽골족이니, 게르만족이니 하는 유목민족이 역사의 주연으로 활동했으며 자연환경이 비옥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사냥과 채집 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더욱이 농경혁명이 시작된 뒤에도 인간수컷의 가장 중요한 역활 중 하나는 '전사' 로서의 역활 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때 까지도 '전사놀이' 나 '사냥놀이' 를 통해 전사로서의 자질을 익히는 것은 어린수컷 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일 이었습니다.



자 마저도 활쏘기 정도는 익혀두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피를 손에 안묻히는 신사적인 무기라서 그렇다고는 하는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활 역시 사람을 죽이는 무기 입니다.
인의예지를 중시한 공자조차도 싸움에 대한 대비는 해야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직접적인 싸움이 인간에게 덜 중요한 일이 된 것은 기껏 해야 수십 여 년 전부터 입니다.
총, 탱크, 전투기, 독가스, 핵폭탄. 점점 발전해나가는 인류의 무기체계는 인간 전사가 더 이상 쓸모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무기가 너무나도 발달하여 버튼 한방으로 도시 하나가 작살 납니다. 그리고 이토록 잔인하고 엄청난 무기들이 있으니 만큼 아무래도 인간은 과거처럼 많이 싸우지는 못합니다. (다만 한번 싸우면 수십 배로 죽어 나갑니다)

그리고 문명권 에서는 더 이상 사냥으로 식량을 획득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문명권 에서의 사냥이나 낚시는 레저스포츠일 뿐. 실용적인 목적은 전혀 없습니다. 지난 수천년간 인간은 너무나도 많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백년간, 인간은 지난 수천년간 변한 것 이상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유전자는 그렇게 까지 많이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1만년은 유전자적인 진화가 발생하기에는 결코 충분한 시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만년의 세월. 그것은 기껏해야 500세대 정도이다.
유전적인 변화가 눈에 띌 정도로 나타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인간 수컷의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사냥이나 싸움을 배우는 것을 광적으로 좋아합니다. 그리고 인간이 좋아하는 게임 역시 사냥이나 싸움의 축소판 입니다. 가장 인기있는 게임 장르인 RPG 만 하더라도 사냥 -> 아이템 획득 -> 사냥 ->아이템 획득 의 무한 루프 속에서 종종 퀘스트 해결 같은 부가적 요소가 가미된 형태라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또다른 인기 장르인 FPS 나 격투게임 그리고 전략 시뮬레이션의 경우에도 '싸움' 이나 '사냥' 의 요소는 차고 넘칩니다. 심지어 스포츠 역시 '결투' 혹은 '전쟁' 의 축소판 입니다. 당장에 한국의 축구대표팀을 부를때 우리는 '태극전사'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스포츠 역시 인간의 싸움에 대한 흥미의 변형 입니다. 


◆ 그 흥미를 강제로 억제 하는 것은 하책이다.


비록 낡은 것이라고는 하지만 적과 싸우고 이겨서 쟁취한다. 하는 기본적인 개념은 여전히 살아남을 것입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싸움 이라는 것은 결코 없어지지 않겠지요. 그리고 싸움을 연습하는 유년세대의 활동 또한 어지간 해서는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투적인 게임에 대한 인간의 흥미를 강재적으로 억누르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한 행동일 뿐더러 성공할 것 같지도 않은 행동입니다. 그리고 유용하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그런 것 보다는 사냥에 대한 흥미를 다른 우리들에게 필요한 무언가에 대한 흥미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흥미’ 그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 입니다.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재능은 노력을, 노력을 흥미를 이기지 못한다고 말입니다.
인간이 가진 흥미 라는 것은 결코 부정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라는 종이 인간답게 살 수 있게끔 자연이 인간에게 만들어준 인간의 학습 소프트웨어 입니다. 비록 다른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가 너무 빠르게 되어 흥미 라는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가 느리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삭제하는 것은 미친짓 입니다.

우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전적인 사냥이나 싸움에 대한 흥미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할 것입니다. 가령 게임이 영어로 되어 있다면 많은 게이머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영어를 배웁니다. 그리고 게임을 설치하기 위해서 어느정도 컴퓨터 지식이 필요하다면 역시나 그정도의 컴퓨터 지식을 이키지요.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도 합니다.

과거 인기를 끓었던 게임 중 <<대항해시대>> 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코에이 사의 명작 게임중 하나죠. 그 게임을 마스터한 이들의 지리 성적은 상당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대항해시대를 플레이하고, 플레이하고, 플레이하다 보니 세계지도나 그 특산품 같은 것을 다 외어버려서 라고 합니다.


 

게임이건, 만화건, 소설이건 간에 어느 정도 생에 도움이 되는 유용성을 갖추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히 게임은 그 유용성을 120% 이상 살릴수 있는 매체입니다. 남의 일을 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일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뭐 어떤 분들은 게임은 재미가 목표여야지 다른게 목표면은 안된다. 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뭐 그건 생각의 차이이며, 무엇보다도 반 게임파들 입닥치게 하기 위해서라도 유용성을 극대화 하면서도 재미 역시 극대화된 게임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1. 게임이 이러저래 화두가 되는 세상입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2. 200% 공감되네요. 저도 브루마블을 통해 세계...-_-;; 큼..
    근데 저희아이는 딸인데 싸움놀이를 좋아함 :D
  3. 게임이 유용성을 갖추면 정말 좋을것 같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 추위조심하세요^^
  4. 날씨가 다시 추워지네요.ㅠㅠ
    아침에 차량온도 보니 영하10도더라구요.
    그래도 춥지만 조만간 따뜻한 봄이 오겠죠.
    좋은날 되셔요.
  5. 와우.. 릿찡님의 필력은 제가 높이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오늘 글은 너무 너무 깊이가 있고,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최근 교과부의 정책과 대비해서도 의미 깊다고 생각됩니다.
    이 글을 교과부 장관님이 한번 읽어보셨으면 싶은데 말이죠.

    늘.. 기사 날림으로 글쓰다 오늘 글 보고 깊이 생각하며 글써야 겠단 반성하고 갑니다. ㅎㅎ

    끝으로 필진 승급 완료했습니다.
    다시 한번 참여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 2012.02.08 15:16 신고 [Edit/Del]
      ㅎㅎ... 다음뷰 와서 처음으로 제 글에 자괴감을 느끼게 만든 분이 어설프군 님입니다. 특히 님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도 '전문가' 이니 글의 내용은 좀 어려울 지라도 저같은 것보다 총량에서 훨씬 앞설수 밖에 없죠 그분야 전문가 치고는 글도 잘쓰시고요.

      여튼 열심히 하겠습니다.
    • 2012.02.08 17:13 신고 [Edit/Del]
      별말씀을요..

      근래들어서 글 잘쓴다는 블로거분을 거의 못보셨군요?
      저 같은 무명소졸을 높게 평가해 주시다니.. ㅎㅎ;;

      저도 최근에 릿찡님 만큼 강단있고 자기 주장이있는 분의 글은 거의 보지 못했어요. 내용도 논리적이고 체계도 잘 잡혀 있고요.

      아무래도 실무에 있으니 전문성은 제가 좀 더 나을지 몰라도 수준을 논하긴 어렵죠..

      그런점에서 저도 릿찡님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요. 실제로 현재 활동하는 분들중 수준이 느껴지는 분중 하나입니다. ^^

      힘내시고 지금처럼 열심히 하시는 모습 기대할께요.
  6. 200% 동감합니다. 동의하고 또 동의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데 글로 표현하지 못 했던 바를 시원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_+
    • 2012.02.08 15:17 신고 [Edit/Del]
      쩝... 즈라더님의 전문분야인 영상문화 까지는 부디 악의 손낄이 안 뻣치길 바라지만... 국K!들 구세대적 사고방식을 보면 힘들거 같아요
  7. 미주랑
    ...오덕 오덕 거리고 하악하악 거리지만 생각은 바르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글이네요. 좋은글 잘 봤습니다.

    공감 100%입니다.
    • 2012.02.08 15:14 신고 [Edit/Del]
      으엥... 같이 오덕오덕거리 잖아요 ㅎㅎ....
      뭐 무엇이든 간에 흥미를 가지는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현실의 여자가 아닌 가상의 여자에게 흥미를 가지는걸 아직까지는 이상한놈 취급하지만요
  8. 혼수상태
    릿찡님 글중에 이 대목이 새롭게 들리네요

    "1만년의 세월. 그것은 기껏해야 500세대 정도이다.
    유전적인 변화가 눈에 띌 정도로 나타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어제 도서관에서 본 책 속 우주의 거대한 시간(수억년..)을 보면서 더 놀랐고 인간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봤지만..
    인간이 오래산다고 해도 100년을 못살고 늘었다고 해도 평균 기대수명은 81~85년..

    • 2012.02.08 15:14 신고 [Edit/Del]
      1세대의 평균은 20살로 가정했는데 아마 그보다 세대의 수가 더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보다 좀더 많을 가능성도 있기는 있지만 여튼간에 진화가 빠리빠리 하게 이루어질 시간은 안됨요
  9. 아랑
    언제나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릿찡님은 주제의 핵심을 잘 설명합니다. 그점이 좋습니다.
    ...그 무엇에 관한 것이라도 '규제'는 결코 좋은게 아닙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10. 예를 들어서 딸딸이를(...)못하게 하면 성폭행률이 증가한다는것 역시 비슷하겠죠. 그리고 미국에서 최고의 병크였던 금주령덕에 마피아가 번성했던것도 생각해봐야할듯.
  11. 용새끼
    게임산업이 폭력성을 기른다는 글을 볼때마다 싸이씨의 '환희'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게임이 그렇게 아이들에게 폭력적 영향을 미치니 하지 말아야한다면 국회에서 현실 공성전 벌인 의원들은 정치가 폭력적 영향을 미치니 정치하면 안되겠군요? 와 정치나쁘다~


    지들이 한짓을 돌아보길 바랍니다. 제발...자신들이 이미 저지를 폭력사태는 생각도 안해보나봅니다. 만약 국회에서 현실 공성전 벌인 의원들이 죄다 광적으로 게임을 했었다면 게임이 사람에게 폭력성을 주입한다는 의견을 받아줄수도 있겠지만요 ㅇㅇ
    • 2012.02.08 15:12 신고 [Edit/Del]
      흠냐 그사람들 중에서 컴퓨터 전원 킬 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반수 이상은 익스플로러 외에 다른웹 브라우저가 있다는 사실도 모를 겁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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