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람하고만 해야하는가? 기계와의 사랑을 그린 만화 '쵸비츠'사랑은 사람하고만 해야하는가? 기계와의 사랑을 그린 만화 '쵸비츠'

Posted at 2012.09.05 06:00 | Posted in 리뷰/만화리뷰
참고<'미우' 님의 엔젤릭레이어 리뷰> - http://lanovel.net/190#comment9083563

근대 이례로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무슨 세계를 구하고, 우주를 진동시키는 이상야릇한 힘을 부여해 주는 경향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독교니 성리학이니 하는 신이나 왕에 대한 추상적인 사랑이라는 척 보기에도 ‘사회유지를 위해 있어 보이는.’ 사랑이 한동한 유행했지만, 과학이 발전하고 개인주의적 경향이 늘어나면서 ‘그런 병신같은 사랑보다는 나에게 이득을 주는(돈을 준다는 건 아님) 남녀간의 사랑이나 신경쓰자! 라는 경향이 생긴 듯 합니다.
일단 ‘남녀간의 사랑’ 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꼭 남녀간의 사랑에 국한된건 아닙니다. 야오이 라던지 백합 이라던지 하는 장르는 엄연히 존재하며, 나름의 매니아 층 역시 상당히 탄탄합니다. 매니아가 아닌 저도, <<오늘부터 마왕>> 이나 <<마리아님이 보고 게셔>> 정도는 알고 있으며, 실제로 그 작품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작품들 에서도 한가지의 대원칙은 지켜집니다. 바로 사랑의 대상이 사람. 즉 생명체 라는 거죠.[각주:1]
애초에 인류에게는 생명체 외에 사랑을 나눌 존재가 있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학의 발달은 지금껏 인류가 가지고 있지 못했던 인간 외의 존재와의 사랑을 실현시켜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 존재는 바로 로봇입니다.
단 로봇이라고 해서 딱딱한 철의 몸을 가진 무쇠팔 무쇠다리의 마징가Z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녀들(혹은 그들) 은 아름다움을 위해 만들어 졌기에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아름답습니다. 그 전까지 사랑을 느끼지 못했던, 혹은 사랑을 할 처지가 못했던 주인공이 다른 차원의 존재와도 같은 로봇에게 사랑을 느낀다. 라는 스토리는 이미 하나의 클리세가 되어버린 지경입니다. 아니 애초에 이거 역사가 깊습니다. 현대 SF의 직접적인 부모중 한명인 아이작 아시모프부터 <<바이센테니얼맨>> 으로 그런 이야기를 그린 봐가 있으니 말이죠.




쵸비츠 역시 그러한 이야기 입니다.


클램프 특유의 수려한 그림체로 그려진 작품이니 만큼, 서점이나 만화방에서 <<쵸비츠>> 라는 이름을 가진 만화를 집은 이들 대부분은 주인공 치이의 내쇠적인 외모나, 클램프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으로 책을 집어든 이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쵸비츠는 전형적인 클램프 스타일과는 다릅니다. 그리고 인간과 로봇과의 사랑을 그린 대부분의 작품들과도 다릅니다. 대부분의 클램프 스타일 작품에서 마법이나 기술은 캐릭터를 빛내는 조연으로 쓰였을 뿐, 주연으로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인간과 로봇과의 사랑을 다룬 작품들 역시 히로인이 로봇 이라는 거는 하나의 속성일 뿐 그 자체가 심각한 소재로 변화하지는 않았습니다. 마호로메틱? 물론 매력적인 이야기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갈등은 마호로의 시한부인생과, 마호로가 스구르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점 등에 집중되어 있지 마호로가 로봇이라는 건 아무래도 좋은 문재입니다. 거기에 나중에는 영혼이니 환생이니 하는 소재가 나오면서 인간이니 로봇이니 하는 이야기를 할 필요 자체가 없게 됩니다.
막말로 말해서 그러한 경향의 작품에는 굳이 로봇을 내새우지 않고, 이차원에서 온 싸우는 미소녀 용병같은 캐릭터를 사용해도 전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미소녀로봇을 다루는 대부분의 작품은 그짝입니다. 로봇이라는건 히로인의 비극성과 특별함을 강조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고, 대부분 기적적인 힘으로 그 비극성을 극복합니다. 회로가 다 타버렸는데 로봇이 작동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페르소나4의 아이기스다. 정작 페르소나4의 주인공은 아이기스의 품에서 사망했다는게 에러)




하지만 쵸비츠는 다릅니다.



 쵸비츠의 주제는 인간과 기계의 사랑입니다. 사랑이 진행되면 기계라는건 은근슬쩍 넘기거나, 아예 기적의 힘으로 그런건 극!복! 해버리는 작품들과는 다르게 쵸비츠는 끝까지 치이가 기계임을 상기시킵니다. 치이는 기계이며, 기계는 인간과 다르고, 기계는 프로그래밍 된 존제일 뿐이다. 오히려 기적으로 모든걸 해결하는 작품들에 대한 안티테제인지, 치이는 프로그래밍 없이도 작동하는 로봇이다!' 라는 떡밥을 ‘그거 다 뻥임!’ 으로 종결시켜 버립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인간이든, 기계이든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라는 진리를 께닿고 치이와 해피엔딩을 합니다. 모종의 사정 때문에 평생을 동정으로 살아야 할 처지이지만, 그런건 아무레도 상관없어 보입니다. 진짜입니다. 진짜 엔딩이 저렇습니다. (...)  여기서 결론이 뭐야! 라고 묻는다면 역시나. 결국 사랑이니 뭐니 하는건 우리가 즐기기 위한 거니까. 편한대로 하자. 정도가 결론이라고 이상한 의미로 자유주의자인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미소녀 로봇은 도데체 언재 만들어지는 거임?!
  1. 고로 오늘부터 마왕은 마족하고 '응응' 하는거다 라는 태클은 곤란합니다. 거기 나오는 마족은 생명체 이니까요. [본문으로]
  1. 제가 이 애니를 고등학교 떄 친구의 추천으로 뒤늦게 봤었는데…
    이거 정말 재미있게 봤었지요. ㅎㅎㅎ.
  2. 쵸비츠는 생각나는게 전원 스위치 밖에 없습니다... (...) <-야!!
  3. 치이보단 우리클이나 아우쿠소가 더 조, 좋아여!!!
  4. 미주랑
    ....딱히 클램프가 아동용 애니메이션만을 만들던 회사는 아니었지만(동인 성향에 비추어보면 위험한 분들)

    주인공(이름 까먹음) 과 여주인공인 치이의 이야기에 중심이 맞춰졌다는게 꽤 신기했죠.

    코드기어스 보세요. 를르슈X스자쿠도 있는 판에 남여의 사랑만 나오는 쵸비츠.(...........)
    • 2012.09.05 16:42 신고 [Edit/Del]
      하긴 인간 X 기계 보다. 인간X인간 일지라도 그쪽이 더 민감할지도요. 뭐 코드기어스에서는 정작 를르슈님X스자쿠놈 은 안나옵니다만, 동인녀의 머리속에서는 제 2의 야무로X사야 아즈나블 화 되버렸죠. 를르슈님이아 샤아 아즈나블에 어느정도 비교될수 있지만, 스자쿠 따위가 야무로를 칭하는 거는 왠지 싫군요. 근데 써놓고 보니 저 두 캐릭터가 건담의 두 주인공을 모티브로 만든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5. 이걸보니 영화 싸이보그 그녀가 생각나네요.
  6. 싱거운명란젓
    미연시 히로인 AI가 IQ100만 되어도 이 세계는 동정대마법사로 그득하겠지요. 아 누가 인공지능 개발 안하나요 ㅜㅜ
    • 2012.09.06 12:07 신고 [Edit/Del]
      아니 IQ100의 인공지능이 계발된다면 이미 미연시의 문제가 아닙니다. IQ 100에 암기력은 컴퓨터수준, 실수는 없음. 아싸 좋구나! 우리의 일자리가 작살납니다!
  7. 이히리히디히
    로봇 미소녀가 나오는날 전세계의 역사는 바뀔것입니다(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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