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설정이 원작설정을 잠식하는게 가능하다?동인설정이 원작설정을 잠식하는게 가능하다?

Posted at 2012. 10. 12. 06:30 | Posted in 오타쿠/오타쿠학

아서왕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합니다. 원래는 브리튼 침략자들에게 격퇴당한 섬에살던 갤트인들이 자위용으로 만든 전설. 즉 우리나라로 치면 임진록이나, 박씨부인전과 비슷한 성격의 전설이지만 어느샌가 브리튼 침략자들이 자기들의 전설로 여길 정도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 입니다. 대충 중국으로 치면 삼국지정도, 일본으로 치면 겐지이야기 이상의 위치를 영국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초초초 매이저한 이야기 입니다.
또한 그 인기는 영국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아서왕 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문명권에 사는 사람들 치고는 별로 없으며, 심지어 꼬꼬마들도 칼 중에서 가장 킹왕짱한 칼이 엑스칼리버 라는 거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아서왕 이야기 만큼의 대중화에 성공한 이야기는 전 세계를 뒤져봐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기있는 이야기가 흔히 그렇듯이 아서왕 전설은 킹왕짱 투명아서왕이 크와와와! 를 외치며 앵글로색슨과 로마인을 때려잡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원탁의기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아려진 아서왕의 측근 12명은 하나하나가 한능력 하는 걸물들 입니다. 하지만 이중에서 원래 원탁의 기사였던 인물은 별로 없습니다. 그 대부분은 다른 전설에서 편입되거나, 로맨스가 부족해! 같은 이유로 음유시인들이 추가하거나 한 인물들 입니다.


일단 처음부터 원탁의 기사 인물로 확실한 이는 아서의 의형인 케이와, 친구인 베디비어 정도입니다. 하지만 태양의기사 가웨인의 등장 이후로 케이와 베디비어의 역할은 점점 줄어듭니다. 본래 가웨인은 아서와는 독립된 설화의 주인공이지만, 아서의 이야기가 워낙 인기가 좋다보니 아서의 조카(모계사회인 켈트에서는 아서의 후계자) 라는 설정으로 이야기에 끼게되고, 대부분의 활약을 가웨인이 냠냠 해 버립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였으니 프랑스인들이 로맨스가 부족해! 라는 이유로 집어넣은 매리수 캐릭터 란슬롯이 나타나자 이야기가 도 달라집니다. 비운의사랑, 야오이, 비인간 으로부터 키워짐 등의 온갖 인기있는 설정으로 무장한 란슬롯은 케이와 베디비어의 활약을 빼앗는 것은 물론 가웨인의 활약까지도 빼앗게 되었고, 그렇게 가웨인은 콩라인이, 케이와 베디비어는 공기가 되버립니다.
하지만 렌슬롯 역시 최강자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었으니, 렌슬롯이 젊은시절 어느나라의 공주와 쿵떡쿵떡을 하다가 탄생했다는 렌슬롯의 아들 겔러헤드가 추가되자 최강은 겔러헤드가 됩니다. 겔러헤드는 관련 전설에서 대놓고 렌슬롯보다 썌다! 라는 묘사가 나옵니다. 아니 그냥 렌슬롯과 결투해서 승리합니다. 그것도 1대1 결투가 아니라 2대1 매치에서 렌슬롯과 퍼시벌을 동시에 때려눕힙니다. (퍼시벌 역시 처음 이야기에 추가될때는 최후의 승자! 라는 나름대로 괜찮은 포지션 이었지만, 겔러헤드 추가 뒤에는 뭐 ….)


결론은 아서왕 전설이라는거 동인캐릭터과 원작캐릭터를 엿먹이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원작 캐릭터는 원작으로 인정받은 뒤에 또다른 동인캐릭터에게 물먹습니다.
고로 한 300년 뒤의 아서왕 전설에는 붉은 성해포를 입은 연철의 정령이라던지, 간드! 라고 외치며 보석마술을 날리는 마술사가 추가되어 원작 캐릭터를 엿먹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동인 캐릭터가 원작캐릭터를 물먹이는 그런 병신 같은 2차창작이 살아남을 수 있엇던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동인캐릭터가 나오는 쪽이 더 재밌기 때문입니다. 저작권개념 따위는 없었고, 작가 숭배는 더더욱 없는 시대이니 만큼 가능했던 일입니다. 저작권 개념과 작가 개념이 있는 요새 시대에는 이런일은 있을 …. 수 없기는 개뿔 잘만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령 건담의 원작자인 토미노가 아니라 후쿠이하쿠토시가 집필한 소설 건담 유니콘이 그렇습니다. 보통 이런류의 소설은 소리소문 없이 묻혀버리지만, 유니콘건담은 공식으로 인증되었고, 영상화까지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작의 샤아아즈나블의 망령이라는 설정이 있는 풀 프론탈은 어지없이 구릅니다.
다만 유니콘 건담 전체가 그런대로 호평을 받고있는 와중에서도 그 설정만은 여지없이 가루가 되도록 까이니 팬들로서는 사실상 건담의 주인공인 샤아 아즈블이 그의 평생의 라이벌인 야무로레이 외의 인간에게 쳐발려 죽는걸 결코 용납할 수 없는거겠죠. 고로 저 설정은 흑역사 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왠지 샤아 아즈나블이 여러 사람한테 처참한 취급 받은게 생각나면 지는겁니다)





결론은

인기만 있다면 가능합니다. ㅇㅅㅇ
 
  1. 뭐.... 에도시대 역사 캐릭터들이 역사를 잠식하고 있는 것만 봐도 말 다했죠-...;;;;
  2. 요새 [서유기]를 읽고 있는데, 서유기 자체도 사실 동인캐릭터가 원작 캐릭터를 잠식한 예가 아닌가 싶어요
    짐작컨대 서유기가 처음 이야기로 나왔을 때는 삼장법사만 있었을 거 같거든요
    그런데 이게 심심하다 싶어서 마스코트로 원숭이랑 돼지 집어넣었는데, 요게 동인캐릭터로 인기를 끌어 결국은 손오공, 저팔계가 되었고, 마침내 원래 주인공이면서 역사적 위인인 삼장법사보다 오히려 손오공이 부각된 게 아닐까... 그런 짐작이 들더라고요 ㅋㅋ

    저도 요새 생각해보던 문제인데 릿찡님이 일케 글쓰신거 보니 재밌네요 ^^
    • 2012.10.12 13:31 신고 [Edit/Del]
      ㅇㅇ 역사야 말로 그런 일이 무~~~ 진장 많이 일어납니다. 전문적으로 역사왜곡 이라는 의도적인 덧칠방법도 있고요. 그리고 꼭 의도적 방법을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삼국지 같은 경우에는 팬덤에서도 정사와 연의를 분리는 하긴 하는데, 완벽히는 분리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 그냥 삼국연의가 역사로 받아들여지고 있고요.
  3. 뭐, 삼국사기의 온달전도 원래 삼국사기의 원전과는 다른 소스에서 나온 듯 하죠.
    그러면 우리 부식찡두 동인남?

    현시연이 아니라 동역연(동인역사물연구회)의 부식찡은 애모하던 지상누나한테 차여서..
    ㄹ쑈쑐쑊ㅉㄴ하ㅣㅓㅑㅛ&ㄲ%#ㄸ$%ㅉ$쏘호ㅛ하ㅣㅓㅣ:"ㅒㅖㅕ&*꺠~!!!!!!!!!!!!!!!!!!!!!!!!!!!!!!!!!
  4. 스트리트파이터도 그랬었죠. 류와 체육선생 사쿠라의 사제매치는 게임이 아닌 코믹스판에 나왔던 곁다리 이야기였는데, 그게 원작 게임에 반영될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정식 판권 코믹스인지 동인지였는지는 알 순 없지만 상당히 화제가 될 정도였던데다, 애초에 캡콤이 하는 원작감수를 생각해보면;; 사실상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이 코믹스가 규정대로 흘렀죠.
    ...물론 류와 사쿠라의 커플링과는 여전히 무관합니다만. 류는 여전히 고독한 남자. 경사로세? ..일까요...
    • 2012.10.12 13:32 신고 [Edit/Del]
      고독한 남지이지만 춘리도 있고, 사쿠라도 있습니다.
      ...
      ...
      ...

      도대체 어디가 고독한 건지에 대해 딴지를 걸면 우린 지는겁니다~
  5. 미주랑
    ...단순하네요. 인기가 있고 재미가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건데...재밌는게 좋은거겠죠.

    .....사실은 하악하악 거릴거 찾는것 뿐이겠지만.
  6. 막장 드라마가 확장해 가는 재미난 구조를 가지고 있었네요.
    아서왕 스토리야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런 재미난.. 서사적 구조를 가진줄은 몰랐군요.
    전설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너무 뒤죽 박죽이네요.

    궁극에는 아서왕은 있으되.. 허수아비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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