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와 유방의 승부를 가른 것은 항우의 지나친 민족주의?!항우와 유방의 승부를 가른 것은 항우의 지나친 민족주의?!

Posted at 2012.03.10 06:30 | Posted in 군사/병법

요새 초한지를 원작으로 한 영화나, 초한지에서 이름만 따온 드라마 등등이 스타덤에 오르고 있습니다. 초한지. 비록 자매품(?) 인 삼국지 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진정으로 중국을 하나로 만들었다 할 수 있는 중국인들의 정체성이 되는 왕조. 한왕조의 탄생비화이니 만큼 그 역사적 중요성은 삼국지보다 수십배는 더 큽니다. 오늘날 중국인들이 스스로를 한인 이라고 부르는 점에서 보아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고, 한나라를 부흥시키려 했던 유비라는 영웅이 높은 대접을 받는 것 역시 한나라의 위세를 짐작하게 해줍니다.

한신, 장량, 항우, 범증 등의 수많은 인간같지 않은 능력을 가진 인간이 나오는 초한지 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즉 제왕의 자리에 오른 것은 다름아닌 유방 이었습니다. 겁쟁이에 별 다른 능력도 없고, 이름마저 슴가인 유방! 그가 진시황처럼 일시적으로 통일을 한 것이 아닌, 진정으로 중국을 통일한 최초의 황제가 된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유방은 일종의 중국식 영웅의 전형적인 모습이 되어 버립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세 소설의 주인공들이 전부 그렇습니다. 급시우 송강. 그리고, 삼장법사 모두 본인 스스로의 능력 보다는 주위사람을 은근히 끄는 카리스마로 사태를 해결하는 인물형 으로 유방의 마이너 카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세 소설 중에서도 유방을 가장 닮은 인물은 다름아닌 유방의 먼 후손인 유비 입니다. 정사에 따르면 실제로는 싸움도 그럭저럭 했고, 성격도 불같고, 군주로서의 매력도 있기는 했지만 그 매력이란 것도 정사의 서술로 보면 연의 유비의 여성적인 (?!) 매력 보다는 마초적이고 화끈한 매력. 즉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카미나가 보여주는 매력에 가깝습니다.

즉 여러가지로 능력남이었던 유비가 이토록 부하만 믿고 가는 무능력의 화신이 되어 버린 것은 선조 유방의 캐릭터성이 어느정도 유비에게 투영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 몰론 유비가 자신의 선조 유방과 닮은 점이 한 가지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유비와 유방이 닮은 가장 큰 점. 유씨 일가의 가장 큰 제산이자 서번트 유비, 서번트 유방의 필살보구. 그것은 바로 사람을 보는 안목 입니다. 유비건 유방이건 간에 그 사람을 보는 안목 만큼은 예언 수준 이었습니다.



초라한 능력을 가졌던 유방. 하지만 사람을 적제적소에 쓰고
사람의 재능을 일깨워 주는데는 그야말로 중국사 최고의 제주꾼 이었다.

 
아니 어쩌면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닌 사람을 쓰는 능력이 뛰어났을지도 모릅니다. 원레부터 한(韓)의 재상이었던 검증된 인재 장량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소하나 번쾌 같은 이들은 그저그런 능력을 가진 유방의 고향 친구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한명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제상으로 꼽히고, 한명은 관우장비 나오기 전까지는 맹장의 대명사로 쓰인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뭐 사람을 잘 보았건, 사람을 잘 썼건 간에 유방의 능력은 사람과 간련된 능력 이었고, 유방은 이 능력으로 중국 대륙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유방이 제아무리 사람 다루는 데에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항우의 실수가 없었다면 유방은 결코 항우에게 이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항우는 유방과 동향인 초 출신입니다. 하지만 초에 대한 예국심은 유방에게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유방의 경우에는 그 누가 왕이 되던 치안만 잘 되어 있으면 일단 만족, 거기에 법까지 공평하면 금상첨화인 농민 출신 이지만 항우는 가문 대대로 뼛속가지 금칠을 한 명망 높은 귀족 가문 출신이었습니다. 

항우는 자신의 나라인 초를 멸망시킨 진에 대해서 엄청난 분노를 가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자신에게 항복한 진의 20만 병력을 죽여버린 다던지 하는 민심이 제대로 배반하는 계기가 될 만한 일을 했으며 나중에는 지정학 적으로 수도가 되서는 안되는 초나라 땅에 통일중국의 수도를 떡 하니 새우기 까지 합니다. 항우의 모사 범증은 그런 항우에게 수없이 간언 했지만 항우는 그런 범증이 아니꼬왔는지, 그것이 아니면 항우 자신에게 맞먹을 정도로 발언권을 가진 범증이 부담스러웠는지, 십수년간 자신의 두뇌가 되어 주었던 범증을 내치는 무리수 까지 두어 버립니다.


 
저는 후자쪽에 가능성을 더 두고 있습니다.
즉 항우가 범증을 내친 것은 항우판의 토사구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항우건 유방이건 똑같이 토사구팽을 했지만 그 타이밍이 문재였지요. 


항우는 그야말로 대륙구의 지배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까지 초 나라에만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가 초 땅의 귀족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백성은 오로지 초 땅의 백성들일 뿐이고, 나머지는 전리품 정도로 생각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에 비해서 유방은? 뭐 그도 일단 초나라 백성이고, 초의 왕족인 신릉군의 골수 빠돌이 (대략 내가 잡스 빠 하는 정도의 빠) 이기는 했다만 뭐 초나라가 그에게 해준 것이 별로 없었으니 만큼 그리 초 땅에 무지막지한 집착을 가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결국 전국칠웅중 항우의 본거지인 초나라를 뺀 나머지 여섯곳은 항우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특히나 칠웅중 최대의 세력인 진의 경우에는 항우에게 젊은이 20만명이 생매장 당한 난징대학살에 버금가는 일을 당해 버렸기 때문에 그야말로 항우 하면 이를 가는 수준 이었으며, 항우에 협력하고 자신의 부하 20만명을 생매장 시킨 장한 같은 장수는 진나라에선 '이완용' 이나 '쿠루루기 스자쿠' 같은 놈으로 취급 받았습니다.

 


지도만 보면 초나라가 킹왕짱 쌔보이지만 당시 중국 남쪽은 저개발 지역이였다.
<초나라 사람은 관을 쓴 원숭이다> 하는 말이 공공연히 돌아다닐 정도로 말이다.[각주:1]
칠웅중 최고 강국은 진나라였다. 당시 중국 인구의 삼분지일을 가진 강국 중의 강국이 진이다.
뭐 그레도 반진운동이 초 중심으로 진행된 것을 볼 때 2등은 한 듯 싶다.


더욱이 항우라는 인간이 항복을 하지 않을 경우는 성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신분고하와 나이를 논하고, 죽여버리는 작전을 써버렸기에 그 이미지는 그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 이었습니다. 다만 사적 으로는 다정다감하고 좋은 사람 이었다는 말도 있는데 이를 보고 혹자는 '필부의 용기와 여자의 인덕' 을 가진 사람 이라고 평했다는군요. 개인적으로 친구로 사귀기에는 좋지만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많은 사람이 피곤해지는 그런 스타일 이랄까요?


- 결론 -

어느 정도 국가에 대한 자존심을 가진 것은 좋고, 원수인 진나라에게 복수를 한 것도 좋았습니다만 그 대상은 진나라의 왕족이나 귀족에 한정되어야지 국민주권 같은 개념도 없던 시기에 반란일으킬가봐 군사 20만을 학살한 행동은 도저히 쉴드를 쳐주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항복을 안하는 백성은 모조리 죽인다니, 무슨 지가 유목민족인 줄 아는 것도 아니고, 그 백성들이 결국 지한테 세금 낸다는 사실 까지는 생각이 안 간 모양입니다.

역발산 기개세의 영웅. 이고 만인지적의 고사에도 보듯이 병법에도 능한 항우 였습니다. 하지만 그 대국적인 눈은 무력도 병법도 항우에 비해서는 양민 수준인 유방에 비해서 엄청나게 처지는 수준이었고, 이것이 항우의 제 1 패인 이었습니다.
  1. 아 몰론 항우 앞에서 이 말을 하는 것은 사망플래그다. [본문으로]
  1. 초한지에 대한 좋은 분석 잘 봤습니다. 사실 저는 초한지 읽으면서 은근히 항우편이었거든요. 남자의 로망이잖아요?^^ 그렇지만 철들면서 이런저런 지적해주신 사실을 보고는 이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그에 대응되는 유방의 행동도 졸렬해 보이는 게 좀 있어서 완전호감은 안갑니다. 중국사의 영웅은 대채로 간사 계통이 짱 먹더군요^^
    • 2012.03.10 14:09 신고 [Edit/Del]
      항우라는 인물 자체가 남자의 로망이 구현화된 인물이죠. 마초이즘의 극치 랄까나요? 그리고 동시에 마초이즘의 한계를 보여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2. 용새끼
    그쵸...항우는 좀 독불장군 같은 면이 있었어서...게다가 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면도 있었을거라고 봅니다. 전장에서는 킹왕짱 강하지 병법도 잘쓰지...뭐 그래도 한사람의 지혜보다는 여러사람의 지혜가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 2012.03.10 14:08 신고 [Edit/Del]
      일본 같은 경우에는 킹왕짱 강한 영웅을 선호하고 중국은 사람 잘 쓰는 영웅을 선호 한다는데 일본처럼 그 세계가 좁다면 몰라도 중국은 1개 주가 일본이나 한국 전체보다 크니... 혼자 잘해서는 의미가 없죠, 그리고 결국 일본에서도 승리자는 도쿠가와 였다는걸(운빨이 죽이기는 했지만)...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할겁니다.
  3. 정통 명문가에서 태어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주변에 조력자도 많았으며
    자기 자신도 최고의 장수였던 항우는 자존심이 너무 강했던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중요한 순간에 간언을 듣지 않고 멋대로 했고..
    반면 유방은 뭐...
    • 2012.03.10 14:07 신고 [Edit/Del]
      요새말로 하면 항우는 엄마친구 아들이었죠. 무식하다 무식하다 하는데... 사실 그 지식적인 측면에서도 항우는 유방과 상대가 안됬습니다. 거기에... 마누라 까지 예뻣고.... 위너 오브 위너 였지만 오히려 그 점이 패착 이었죠. 쩝...
  4. 미주랑
    ...삼국지에 너무 빠지다보니 저 부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은 알지 못합니다. 그런면에선 제가 지식이 많이 모자라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 2012.03.12 01:58 신고 [Edit/Del]
      해해 초한지도 읽어보면 재미있습니다. 오히려 배울 점 이란 면에 대해서는 삼국지에 뒤지지 않는 면도 꽤 있고요. 삼국지보다 그 상황이 단순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명확 하달까요?
  5. 비밀댓글입니다
  6. 쏘쏘
    유방의 눈치와 용인술은 최고의 능력이죠.
    병법으로는 상대도 안되는 한신을 갖고 논 거나
    쌈짱인 항우를 이기는 거보면....
    이런 스타일이 가장 무섭습니다.
    • 2012.03.12 01:59 신고 [Edit/Del]
      능력이 없는듯 하면서도 있고, 사람이 좋은 듯 하면서도 교활하며, 무엇보다도 어느정도 운빨이 있죠. 뭐 사실 운이 없으면 제아무리 천고의 영웅이라도 닥버 하는 수 밖엔 없습니다.
  7. 겨울설탕
    쭉 읽다보니 유방의 유언이 생각나네요.
    어떻게 사람들을 그렇게 잘 파악하고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소름이 돋네요..;
  8. --;;
    그러고보면 지금의 한국이고 일본이고 골수 민족주의자, 더 나아가 국수주의자들이라 할수있는 극우 수꼴들이 얼마나 인간성이 타락하고 정신이 썩었는지 알수있다. 한국도 국수주의가 강하다는건 부정할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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