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살펴보는 정사 삼국지. 3 - 유비라는 녀석.대충 살펴보는 정사 삼국지. 3 - 유비라는 녀석.

Posted at 2012.12.24 10:17 | Posted in 기획특집



유비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삼국지의 진주인공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유비의 촉나라는 약소국이었다. 오늘날 쓸대 없을 정도로 삼국지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서 오에 비에서는 딱히 약소국이 아니었다는 식의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조조의 위나라에 비해서는 그야말로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위는 세력면에서도 촉에 월등했고, 손오처럼 호족들이 권력을 가지고 날뛰는 그런 혼돈과 막장의 사회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다. 이는 유비라는 인물이 지배층과, 권력층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인물이었기 떄문이다.

귀종유리담(貴種流離譚) 이라는 분류의 이야기가 있다. 원래 고귀한 혈통이었던 사람이 어떠한 연유로 인해 밑바닥으로 추방. 그리고 그 밑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온다. 식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세계의 신화, 전설 등에서 최소한 한두가지씩은 있다. 당장 기억나는 것만 하더라도 고구려의 2대왕 유리왕의 설화가 있으며, 신화속에 주구장창 등장하는 온갖 반인반신들은 죄다 귀종유리담의 요소가 있다. 그만큼 귀종유리담은 인기가 있는 소재다. 지배층은 순수한 혈통이 결국 승리한다는 것에 대해서 쾌감을 느끼고, 피지배층은 아무것도 없던 녀석이 사실은 고귀한 녀석이었어! 라는 반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유비의 인기요인 역시 유비라는 녀석이 일생이 귀종유리담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기 떄문일 것이다.


효경황제 → 7남 중산정왕 유승 → 육성정후 유정 → 패후 유앙 → 장후 유록 → 기수후 유연 → 흠양후 유영 → 안국후 유건 → 광릉후 유애 → 교수후 유헌 → 조읍후 유서 → 기양후 유의 → 원택후 유필 → 영천후 유달 → 풍령후 유불의 → 제천후 유혜 → 동군범령 유웅 → 실업자 유홍 → 유비


유비의 가문은 증조할아버지 때에는 '제후'의 위치를 가진 나름 잘나갔던 가문이다. 동군범령 이라는 할아버지의 벼슬 역시 한 현의 수장인 동군범령으로 구청장 정도는 된다 칠 수 있겠다. 하지만 불행히도 유비의 아버지는 유비가 어렸을때 덜컥 요절해 버렸고, 그때부터 유비의 서민 라이프는 시작된다. 돗자리하고 짚신 팔아서 유비는 생계를 유지했고, 돗자리장수라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불명예 역시 이때부터 유비에게 따라붙었다. 그렇게 유비의 유년시절은 캐서민했고, 캐안습했다. 하지만 그렇게 쥐구멍한 유비의 인생에게도 별들날은 있었다. 유비의 먼 친척이었던 유원기가 좆나게 캐서민하게 사는 유비를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뭐 정사 에서는 남이나 다름없는 친척을 왜 그리 도와주냐는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저새끼가 우리가문 일으킬껴" 라며 도와주었다고 한다. 이 유원기의 통찰력이 너무나도 빛나는 일화가 사실인지, 사실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간에 유원기가 유비를 도와줌으로 해서 유비의 인생은 180도 변했다. 한물 갔다고는 하지만, 나름대로 내임드한 정치인이었던 노식의 제자가 되었고, 이는 후일 청류파 세력에 연줄을 댈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거기에 동문수학한 학교선배로는 무려 공손찬이 있었다.






사실 공손찬은 태어날떄는 유비보다 나을 점이 그닥 없었다. 가문은 그럭저럭 한가닥 하는 가문이었지만, 하필이면 첩의 자식. 가문빨을 하나도 못받는 그런 환경에서 공손찬은 꿋꿋히 성장했고, 결국 그의 재능을 눈이겨본 태수가 사위로 맞이하면서 그럭저럭 인생이 폈고, 그 후로 노식의 제자로 들어갔다. 다른건 몰라도 인맥질 하나에는 무지막지한 재주가 있었던 유비는 공손찬과도 눈도장을 찍는둥 나름대로 작업질을 했다. 하지만 얼마안가 유비는 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고향땅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유비는 그의 오랜 조상이자, 그의 롤모델인 유방과 비슷한 행보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유협짓을 했다. 유협 이라고 하면 좀 멋져 보인다. 까놓고 말해서 건달짓이다. 유비는 그럭저럭 무력이 있는 인물이었고, 나름대로 유명한 정치인이었던 노식의 제자라는 학벌도 있었다. 거기에 선천적으로 인맥질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는 덕에 어느덧 뒷꼴목 깡패들의 대장 비슷하게 되었고, 그때 유비와 형동생 하던 깡패 중에서는 관우와 장비도 있었던 걸로 사료된다. 왠 쬐끄만 시골마을 누상촌의 건달조직 누상촌 돗자리파에 후일 만인지적으로 평가받는 관우와 장비가 동시에 있었으니 촌동내 탁현 누상촌은 그야말로 인재의 보고라 할 수 있겠다. 유비의 명성을 듣고 관장이 유비에게 도전하러 머나먼 누상촌 까지 왔다가 존나 쳐맞고 형님으로모셨다는 유비 패왕설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돌아다니는 이미지의 절반이, 연희무쌍, 일기당천, SD건담삼국지 관련이라 이미지 찾기가 난감하다.
위 이미지는 중국 드라마 삼국에서의 유관장. 누가 유비고, 누가 관우고, 누가 장비인지는 얼굴에 써있다.



물론 탁현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인재의 보고다. 당장에 유관장 3형제를 동시에 품고 있었다는 것만 보더라도 그 동내가 무지 대단한거다. 또한 탁현에는 관우장비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유비의 초반멤버이자, 훗날 소덕장군이라는 소덕스러운 자리에 오르는 간손미 브라더스의 일원 간옹 선생님도 게셨다. 수경선생 사마휘의 발언 한마디 떄문에 오늘날 무진장 평가 절하되는 간손미 브라더스지만, 입촉 직후 간손미 브라더스의 직위는 제갈량 보다도 높았다. 큰 그림을 그릴줄 아는 인재는 못되었지만, 최소한 시키는 일은 제대로 할 줄 아는 인재였고, 그러한 인재는 조직 내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간옹은 최소한 그정도 수준의 인재였다. 이는 간옹과 함께 세트로 묶이는 손건과 미축 역시 마찬가지다.

그 외 누상촌 돗자리파의 인제로는 전예라는 인물이 있다. 후일 위나라에서 태수, 중랑장, 주지사, 위위(황실 경호실장), 태중지사 등등의 정점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럭저럭 굵직굵직한 자리를 지냈다. 전예는 유비가 의병을 일으킬때부터 함께한 인물로써 누상촌 돗자리파의 창립멤버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후일 유비가 공손찬에게 몸을 의탁할 때 노모가 늙어 봉양해야한다는 이유로 돗자리파를 떠나 공손찬군에게 스카웃 당한다. 그리고 후일 공손찬이 망해버린 뒤 조조에게 몸을 의탁한다. 누상촌 돗자리파의 멤버였으니 만큼 가진건 불알 두쪽밖에 없는 인물이었을 태고, 조조파가 자리를 잡은 뒤에 조조파에 들어간 인물이지만, 그럭저럭 굵직한 자리를 해먹었다는 점에 있어서 그 역시 한가닥 하던 인재가 틀림없다. 하지만 돗자리파 창립멤버였다는 과거 때문인지 위나라는 그를 대촉전에서 쓰지 않았고, 그 덕에 연의에서는 묻히는 신세가 된다.



관우, 장비, 간옹, 전예.



후일 나름대로 높은 직위에 오른 포텐셜 있는 인물들이다. 더욱이 허구한날 배는 큰 세력과 맞짱떠가며 깨지는게 일이었던 누상촌 돗자리파였으니 만큼 이들 외에도, 유비가 눈여겨본 제목이 몇 명 더 있었을지도 모른다. 유비는 탁현의 누상촌에서 깡패대장 노릇이나 하면서 인재를 모았다. 뭐 깡패라고는 하지만 이미지관리에 신경쓴 유비의 특성상 말 그대로 깡패 라기 보다는 자경단에 가까웠을 것이다. 물론 자경단은 그냥 유지되는게 아니다. 밥도 맥여줘야 하고, 창칼도 쥐어줘야 한다. 이러한 돈을 유비가 어찌 마련했을지는 기록이 부실해서 알 수 없다.

하지만 정사에서 기록된 대로라면 유비는 이 시절부터 뭔가 발칙한 생각을 품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그 발칙한 생각이란 다름아닌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는 생각이다. 아래를 보자 정사에 선주전(유비전) 에 나온 문장을 그대로 복붙했다.


선주는 어릴 적에 일족 아이들과 이 나무 아래서 놀면서 "나는 꼭 이런 깃털장식이 달린 개거(蓋車, 황제의 마차)를 타고 말거야."라고 말하곤 했다. 숙부 유자경이 "얘야, 분별없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우리 일족을 망치겠구나."라고 했다.



물론 유비가 저런 말은 한 것은 아주 꼬꼬마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황제가 될거야! 라고 당당히 말하던 당돌한 녀석이 결국 황제가 됬다. 결국 요 당돌한 녀석은 나잇살 꽤나 쳐먹은 후에도 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관우, 장비, 간옹, 전예 등등. 그가 자신의 개인조직에 끌어들인 특급의 인재들을 보면서 유비는 훗날 내가 군사를 일으킬때 내 부하가 될 녀석들! 이라고 생각하며 흐믓해 했을지도 모른다. 유비는 오늘날 유교질서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중 한명이지만, 위의 황제 가마 일화를 볼 때 유비 스스로가 그닥 충성스런 인물은 아니었다. 그저 유비의 쫄따구들이 유비에게 충성했을 뿐이다.

다시말해 유비는 대장 아니면 할 생각이 없는 어마어마하게 당돌한 녀석이었다. 이는 유비의 이후 행적에서도 잘 들어난다. 조조는 유비를 극진히 대우했지만, 유비는 결국 살포시 웃으며 조조의 뒷통수를 냅다 후려갈겼고, 결국 조조는 유비 때문에 통일왕조를 이루지 못하게 된다. 유비는 신의의인물. 이라는 명성을 평생을 걸쳐 쌓아왔지만, 입촉당시 그 명분보다는 당장의 실리가 더욱 컸을 때는 망설이지 않고 그 명분을 버리고 그 잘나신 유씨종친 유장의 뒷통수를 신명나개 쳐갈겼다.

이를보고 누군가는 유비를 소인배 라고 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를 무작정 소인배로 평가절하 할수는 없다.

조조가 좆나 잘 대해줄때, 조조의 밑에서 계속 뿅이나 뽑아먹고 있는 사람하고, 조조가 잘 대해줌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목숨을 걸고 자신의 꿈을 쫒는 미친놈하고, 어느쪽이 소인배인가? 물론 이런식의 비교는 좀 극단적이다. 어지간한 경우라면 그런 상황에서는 꿈 따위는 포기하고, 그냥 그럭저럭 잘먹고 잘살며, 그래도 탁현 누상촌 돗자리파 두목님에서 여기까지 무진장 출세했네! 하면서 자기위안을 할것이다. 하지만 유비는 최소한 어지간한 녀석은 아니었다. 깃털장식이 달린 가마를 탄다. 즉 황제가 된다는 말도 안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걸 걸 준비가 되있었던 녀석인 것이다.





  1. 니자드
    확실히 이렇게 보니 탁현 누상촌은 정말 인재의 고장이네요. 주성치 영화 쿵푸허슬의 돼지촌이 생각납니다. 탁현에서는 시장 상인이 전부 무력90의 장수이고 동네 글방선생이 지력 90의 재사였던 걸까요? 하긴 돛자리 장수도 매력 90의 카리스마 맨인걸 보면 진정으로 그곳이 돼지촌이네요^^
  2. 사람은 그 사람의 현실보다 그 사람의 꿈에 의해서 달라진다는 말을 몸소 실천한 것만 봐도 대단한 인물이죠
    개인적으로는 유비 패왕설이 참 맘에 든다는 ㅋㅋㅋㅋ
    • 2012.12.25 14:37 신고 [Edit/Del]
      오히려 연의의 유비보다는 그쪽이 더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때리는게 아니라, 카미나 같은 패기가 곧 인간적 매력이 되는 그런 리더가 아니였을까 상상해 봅니다.
  3. 정사 기록만 보면 사마의보다 한 수 위인 전예까지..-ㅅ-;;
    나중에 공손찬의 객장으로 활동할 때는 국의도 유비 쫓아가려고 했고
    조운은 아예 유비한테 갔지요..

    만약 예정(?)대로 유비에게 전예, 조운, 국의 세 사람이 갔다면
    조건달은 유비 못 잡아서 쩔쩔맸을 거란 말이죠..-ㅁ-
    • 2012.12.25 14:39 신고 [Edit/Del]
      뭐 그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뭐 결국 조건달 인생 최고의 실책중 하나는 유비를 살려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대부터 나름 내임드였던 유비를 별 이유없이 죽이는건 결코 좋지 못한 일이지만, 애초에 조건달의 이름이 당대에도 그리 깨끗했던건 아니고요. 내임드 그거 먹는건가요? 우걱우걱이 조건달의 특기였으니.
  4. 처음으로 신삼국의 화면을 봅니다만...
    저는 그 전의 삼국지 인물들이 더 나아보이는군요.
    • 2012.12.25 14:39 신고 [Edit/Del]
      다 취향이긔요 ㅋ 님도 검색해보면 알거에요. 심삼국 하고 코에이삼국지 이미지 말고는 일기당천, 연희무쌍, SD건담 삼국지 등의 이미지라 ㅋ
  5. 저는 탁현이라는 동네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지나가다 볼 수 있는 돼지고기 파는 사람은 장비고, 그 옆에서 그냥 나눠주며 성질 돋구는 사람은 관우,
    시장 구석에서 돗자리 짜는 사람은 유비-
    심지어 이름도 안나오는 동네 대장장이가 만든 청룡언월도를 비롯한 무기들.
  6. 이히리히디히
    항상 생각하는거지만 유비는 닮고 싶다고 닮을 수 있는 인물은 아닌듯해요. 롤모델로 삼으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잡히니....
  7. 유비는똥별이
    유비는 존경할 가치가 아예 없는 쓰레기일 뿐이다. 저렇게 배신에 배신을 연달아 해놓고 나온 결과물이 이릉대첩? 캬하하, 웃겨주는구나. 그따위 병신같은 케챂잔치를 벌이려고 조조고 여포고 원소고 유표고 싸그리 배신했나? ㅋㅋㅋㅋㅋㅋ

    더군다나 유비 없이도 조조는 손권이라는 강력한 군세와 주유라는 천재 때문에 천하통일을 할 수가 없었다. 적벽대전에서 촉은 아예 아무것도 안했고 유비관우장비는 아주 철저하고 완벽하게 손권의 부하 병졸이였을 뿐이다. 적벽대전 자체가 주유의 지략과 황개의 맹활약으로 이긴거지 유비네는 암것도 안했다. 당연히 화용도도 개뻥이고!

    유비를 본받기는 너무나도 쉽고 오히려 허접하다. 왜냐하면 무리하게 병력이끌고 가서 다 쳐발리면 무조건 유비를 완벽하게 본받는거라 히틀러도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유비를 아주 완벽하게 볻받는 데에 성공했다.

    시골서생 육손을 천하의 명장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준 똥별 중의 상똥별 유비 똥별의 위엄을 봐라. 유비 상대로 전투를 하면 누구나 천하의 명장이 될 수 있다.
    • BlogIcon .
      2013.09.11 00:17 [Edit/Del]
      적벽에서 무리수두다가 불쑈맞고 병사들 시체밭 만들어서 밟고 간 조조도 똥별이지? 지랄은 삼갤에서 하고 그냥 곱게 짜져있어라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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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제일의 걸물이 유비라 생각하는 이유.삼국지 제일의 걸물이 유비라 생각하는 이유.

Posted at 2012.11.02 06:30 | Posted in 리얼월드/리얼월드 역사




인터넷의 개통과 동시에 ‘대 토론시대’ 가 열렸습니다. 골방에서 하늘을 보는 철학자부터, 병신력으로 비단을 짜는 찌질이 까지. 수많은 유형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이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 이거저것 의견을 말해보기도 하고,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재해석 이란걸 내놓기도 합니다. 그런 일들이 우리가 알고있는 온갖 분야에서 이루어 지고 있으며, 삼국지 역시 그러한 일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인터넷 개통후 삼국지 토론의 추세는 간단합니다. 기존의 연의에서 빨아주던 인물을 펌하하고, 연의에서 까던 조조, 동탁 등의 인물을 재조명 한다입니다. 물론 그러한 시도는 의미있는 시도이며 조조맹덕이나, 조조의 여러 문무백관들. 순욱, 조인, 하후연, 순유, 정욱 등은 단순한 악당. 혹은 무능력자로 격하당하곤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조조는 시대의 걸물이었고, 순욱을 비롯한 모사진들은 왕좌지재 였으며 조인과 하후연은 각각 총사령관과 야전사령관으로써 뛰어난 능력을 가진 기재 였습니다.




하후돈은 그냥 행보관 (...) 
행보관 일 잘해서 대장군 다는것도 능력이긴 하다.


이들을 제평가 하는건 좋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제평가 함으로 인해 끊임없이 까이고 까이는 이가 있으니 바로 유비입니다. 유비. 유비현덕. 유예주. 유황숙. 등 살아생전 수많은 이명으로 불린 군웅. 그가 이룬 것은 물론 조조보다 적었습니다. 조조가 중국 영토의 절반이상을 먹을 동안 그는 겨우 1개의 주인 익주를 차지했을 뿐입니다. 물론 수도가 불타고 허구한날 전쟁이 벌어지는 난세중 그나마 가장 온전하게 힘을 비축해논 익주를 차지한 것은 적지 않은 자산이며 나름대로 이민족들을 회유하며 국경확장을 하기도 했지만, 그런거 다 감안해도 조조가 이뤄논 것에 비하면 상당히 초라한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유비와 조조의 출발점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연의건 정사건 간에 유비의 정적은 유비를 욕할 때 다음과 같은 멘트를 날리고는 합니다. ‘돗자리나 짜던 놈.’ 물론 유비가 친척의 인맥빨 이라고는 하지만 당대의 유명한 학자인 노식의 문하에서 공부를 했던 인물이니 만큼 아주아주 찢어지게 가난한 캐서민 이라고 보기에는 힘듭니다. 또한 널리고 널린게 유씨. 그것도 전한 시절에나 왕 해쳐먹었던 찌끄래기 유씨이기는 하지만 어찌 됬든 간에 황실의 혈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나름대로의 자산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조조가 가지고 시작했던 것은 유비와 상대가 안됩니다.
조조의 할아버지인 조등은 환관입니다. 하지만 후한말을 주름잡았던 10명의 환관세력가. 십상시에는 거론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조가 환관가문이기는 한데 십상시보다는 좀 격이 떨어지는 가문이 아닐까? 하고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만 이는 천부당 만부당입니다. 조조의 할아버지인 조등은 말 그대로 환관계의 레전드 였습니다. 전성기의 그는 후한말 양대 정당이었던 청류파와 탁류파 중 탁류파의 수장을 차지했으면서도 청류파 신하의 목숨을 여러번 살려 줌으로 해서 정파를 초월한 권력을 누렸습니다.
십상시 시절의 황제인 영제의 전대황제인 환제는 사실상 조등이 황제로 만든 것에 가깝습니다. 그후 외척이 황권을 넘볼대에도 조등이 수장으로 있던 환관세력은 외척세력을 그야말로 개발살 내버렸으며 이로 인해 황제에게 공로를 인정받고, 양자를 들여 가문 가꾸기 놀이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받게 됩니다. 그로 인해 조조의 아버지 조숭을 입양할 수 있었던 것이죠. 한편 조숭은 양아버지의 권세를 빌려 삼공의 하나인 태위 벼슬을 사기도 했는데 삼공은 조선시대로 치면 삼정승 정도 되는 위치로 조조와 하진에 의해서 ‘승상’과 ‘대장군’ 직위가 부활하기 전까지는 한나라의 최고 벼슬 이었습니다.
이런 잘나가는 가문 이었기에 십상시중 하나인 건석의 숙부를 족치고도 무사할 수 있었던 겁니다. 같은 환관 가문이더라도 십상시의 가문보다 조조의 가문이 훨씬 더 대단했으니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조조의 가문은 ‘아버지는 조정 최고위 벼슬을 돈으로 샀고, 할아버지는 황제를 새운 정도의 가문’ 쯤 되겠습니다.

 


조조는 가문의 끝발로 치면, 명가 가문이라고는 하지만
본디 첩실 출신인 원소보다도 위였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삼국지에 나오는 여러 군주 중 유비는 뒷배경이 가장 없는 편에 속합니다. 유표, 유언(유장), 유우 등은 유비같은 쩌리 황족과는 다르게 한 주의 지사로 임명될 정도의 황족이었고, 원소, 원술은 명가의 후손이었습니다. 유비와 비슷하게 무기반으로 시작한 군주는 손씨가문 정도가 있겠지만, 아시다시피 손씨가문은 일대에 기반을 싸운게 아니라 손견이 어느정도 기반을 쌓아 손책에게 물려주고, 손책이 발전시킨 기반을 손권이 물려받는 등의 인수인계 과정을 거칩니다. 오나라는 일대에 이루어진 나라가 아닙니다.
그에비해 유비는 말 그대로 맨주먹에서 시작되어 지존의 자리에 이루었는데 길고 긴 중국 역사에서도 그정도 업적을 이룬이는 얼마 없습니다. 한국 사에서는 전무하며, 일본 사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거의 유일하군요. 실제로 조조는 유비를 매우 두려워 하였으며, 그보다 시종일관 세력이 딸렸던 유비를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두려워 했던 이유는 유비가 자신과 출발점이 달랐다는 것을 조조가 잘 알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조조는 유비를 자신의 '맞수' 라고 표현 했습니다.[각주:1]






다만 유비는 중화권 전체를 통일한 패업황제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는 그의 분명한 한계이며, 그렇기에 유비와 마찬가지로 맨주먹에서 시작한 두명의 패업황제. 유방과 주원장에 비해서는 격이 상당히 딸립니다. 하지만 유비와 동시대에는 조조라는 또하나의 걸물이 살았으며 조조라는 걸물은 유방을 캐무시한 안목낮은 항우와는 다르게 유비가 약할 무렵부터 그를 눈이겨 봤습니다. 따라서 유비는 조조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고, 조조 역시 유비 때문에 천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 둘의 이야기가 더욱 재밌어 졌고, 그 둘은 중국역사 최고의 영웅중 한명으로 거론되니 만큼 유비도 조조도 서로에게 큰 불만은 없을 겁니다. 만일 그들이 저승에서 만난다면 옛날일을 술안주 삼아 술 한병을 거뜬이 비울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1. 한중에서 유비에게 전쟁에서 진후, 조조는 "유비는 나의 맞수지만 병법이 부족하다." 라는 말을 남겼다. 이 기록이 와전되어 화용도의 일화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본문으로]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 ㅜㅜ
  2. 조비가 이릉을 까긴 했지만 익주들어가기 전까지
    유비는 항상 전쟁터에서 살았죠.
    서서나 제갈량 얻기 전까진 혼자 작전짜고 지휘하고..
    관우나 장비가 별도의 권한을 움직이는 건 익주 접수 후죠.
    관우는 형주, 장비는 자동..

    누가 유비 패왕설을 내놓던데 그게 생각해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유비군단의 80%가 유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다만, 전 하후행보관같은 츤데레(창천항로버전),
    적벽대전에서의 주유, 실제 삼국정립을 프로듀싱한 노숙이 취향이라능..
    • 2012.11.02 15:50 신고 [Edit/Del]
      주유하고 노숙은 좀 많이 과소평가 받았죠.
      뭐 주유의 경우에는 삼국지 11 기준에서는 제갈량하고 삐까뜨고
      삼국지 12에서는 여포와 함꼐 게임 전체에서 양대 사기캐(레알 주유나 여포 둘 중 하나 있으면 어떠한 약소세력도 쭉쭉 뻗어나가는게 가능) 이지만 노숙은 그저 ....
    • 2012.11.02 15:58 신고 [Edit/Del]
      아.. 법정님을 빼먹었군요.
      법정도 ㅎㅇㅎㅇ~~~.
    • 2012.11.02 16:43 신고 [Edit/Del]
      ㅇㅇ 연의의 제갈량은 사실, 제갈량의 내정과 법정의 전략이 합쳐진 듯한 존제였죠
  3. 조조가 먼닭일 뿐. 유비가 맨바닥에서 이뤄낸 것들은 무시할 수 있는 게 못 되죠.
    유비가 얼마나 섹시(!)했으면 원소와 조조의 유혹을 뿌리치고 조운이 유비한테 왔겠습니까..
    유비가 얼마나 요염(!)했으면 관우가 조조한테 갔다가 유비에게 돌아왔겠습니까..ㄷㄷ
  4. 조조가 사기라는.
    집안. 재력. 거병시의 사회적 지리적 위치는 물론이고;;
    본인의 능력 또한 이미 당대에서 손꼽히던 수준이었으니;;
    맨땅에 해딩했던 유비가 그정나마 조조를 위협할 정도였다는게 더 놀랍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5. oh+
    유비깡패설까지 고려하면 진정한 능력자는 역시 유비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미주랑
    ...하지만 천하의 조조나 유비도 갖지 못한것이 있었으니 이교. 이교중 소교를 가진 주유야 말로 진정한 위너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진삼국무쌍에 한정해서)
    • 2012.11.02 18:05 신고 [Edit/Del]
      뭐, 코에이삼국지(전략) 에서도 이교는 시종일관 미녀로 나옵니다. 특기 역시 괜춚 하고요. 물론 중반 넘어가면 써먹을 특기는 아닙니다만요. 후반까지 쏠쏠하게 써먹는 손책이나, 그냥 대놓고 사기인 주유와는 다르게.
    • 2012.11.02 20:25 신고 [Edit/Del]
      실상은 약탈 결혼!

      -3-3-3--3===3=3=3=3=3======3
  7. 이히리히디히
    중국의 '삼국'이라는 드라마에서 유비가 정말 멋지게 표현되지요. 물론 조조도 마찬가지로 간지폭풍이지만.
    조조의 대사를 오마쥬한 "천하가 나를 버릴지언정 내가 천하를 버릴순 없다"라는 대사는 정말로 감동이었습니다.
  8. 역사관이나 인식에 따라서 군주를 재평가하는 경우도 있는듯 합니다.
    개인적으론 위험한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비가 무서운 인물로 보는게, 설사 그가 나서서 전략짜고, 전쟁 지휘하지 않고..
    뒤에 앉아 있었더손 쳐도, 결국 그를 따르며 목숨 걸게 만들었다는 덕목 만큼..
    군주로서 무서운 덕목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대가리는 좀 부족해도 똑똑하고 잘난 부하들이 목숨걸고 따르면 되는거지요.
    그런데 그게 가장 힘든거 아니겠습니까?
    • 2012.11.06 10:52 신고 [Edit/Del]
      차라리 조조의 경우에는 열심히 노력하면 비슷한 경지에 오를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이 들지만, 유비형 리더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그짓을 할 수 있는지 갈피 자체를 못잡겠습니다.
  9. [삼국전투기]란 만화를 아주 잼나게 봤는데, 유비의 비중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인기투표에서는 Best 5안에 끼는 걸 보고...
    역시 삼국지를 유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구나... 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ㅋㅋ
    • 2012.11.06 10:53 신고 [Edit/Del]
      뭐 삼국전투기의 유비는 상당히 괜찮게 표현된 편입니다. 촉 비중이 너무 적다. 라는 말도 있지만, 애초에 촉에 대해서 모르는 삼덕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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